
여러 색 형광펜으로 표시한 노트. 정밀분석은 문장별 점수와 판단 근거를 보여 준다.
어떤 문장이 왜 AI 신호를 보였는지 문장마다 점수와 근거를 붙여 설명하는 리포트가 나왔다.
서울 마포구 주식회사 에이디엑스스튜디오는 2일 자사의 한국어 AI 글 검사기 AI킬러에서 제공하는 유료 기능 '정밀분석'의 구성을 공개했다. 문서 하나에 점수 하나를 매기던 방식에서 문장 단위의 설명으로 범위를 넓힌 기능이다.
정밀분석은 무료 검사가 보여 주는 문서 전체 점수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간 기능이다.
하이라이트로 표시된 문장이 정확히 어떤 이유로 의심을 받았는지 궁금한 이용자를 위해, 판정의 근거를 문장 단위로 풀어 보여 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점수를 확인한 뒤 실제로 고칠 곳을 찾아가는 단계를 돕는 도구라는 설명이다.
에이디엑스스튜디오에 따르면 AI킬러는 9월 정식 서비스 이후 두 달 동안 8만 8천 건이 넘는 검사를 처리했고 가입자도 4,400명을 넘겼다.
서비스가 겨냥한 이용자는 제출을 앞두고 자기 글을 미리 점검하려는 학생과 취업 준비생이다. 회사는 이 리포트를 점수 다음 단계에서 쓰는 수정 안내 도구로 소개했다.
■ 무료 검사와 무엇이 다른가
무료 검사는 글을 붙여넣으면 0~100점의 문서 점수와 함께 의심 문장을 원문 위에 하이라이트로 칠해 주고, 의심 구간이 어디에 몰렸는지 문서 지도로 보여 준다.
로그인하지 않으면 하루 3회, 로그인하면 제한 없이 쓸 수 있다. 한 번에 넣을 수 있는 분량은 최대 1만 자이며 300자 이상이면 판정이 더 안정적이다.
이 단계에서 이용자가 얻는 정보는 어느 문장이 표시됐는가까지다. 표시된 이유는 화면에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하이라이트가 여러 곳에 흩어져 있으면 어디부터 손대야 효과가 클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표시된 문장을 전부 고치려다 결국 글 전체를 처음부터 다시 쓰게 되는 일도 생기고, 그만큼 지원자 본래의 문장도 사라진다.
정밀분석은 바로 이 빈칸을 채운다. 문서 하나에 매긴 점수에 그치지 않고 문장별 점수를 따로 산출해 보여 주며, 각 문장이 어떤 이유로 AI 신호를 보였는지 판단 근거를 함께 제시한다.
같은 글을 놓고도 무료 검사보다 훨씬 촘촘한 정보를 받아 보는 구조여서, 수정 계획을 세우는 데 필요한 재료가 늘어난다.
문장마다 점수가 붙으면 수정의 우선순위가 분명해진다. 같은 하이라이트 안에서도 점수가 높은 문장과 경계에 걸친 문장이 구분되므로, 이용자는 신호가 가장 강한 문장부터 차례로 손볼 수 있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마감 직전이라면 어느 문장부터 볼지 순서를 정하는 것만으로도 수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문서 점수는 0~30점이면 사람이 쓴 글에 가깝고 30~70점은 혼합, 70~100점은 AI가 쓴 글에 가깝다는 뜻으로 읽는다.
문장별 점수는 이 문서 점수가 어느 문장에서 비롯됐는지를 쪼개어 보여 주는 정보로 이해하면 된다. 전체 점수를 끌어올린 문장이 어디인지 알게 되면 손댈 곳도 자연스럽게 좁혀진다.
■ 근거 확인에서 비교까지 이어지는 흐름
리포트의 핵심은 분석과 수정이 따로 놀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이라이트가 몰린 문장의 근거를 읽고, 그 자리에서 직접 고치고, 다시 검사해 점수가 얼마나 내려갔는지 비교하는 과정이 한 화면 안에서 끊기지 않고 이어진다. 검사 화면과 편집 화면을 따로 옮겨 다니지 않고, 진단부터 비교까지 한곳에서 작업이 마무리된다.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순서는 이렇다.
먼저 점수가 높은 문장을 골라 판단 근거를 확인하고, 근거가 가리키는 표현을 본인 말로 바꾼 뒤 재검사를 눌러 이전 점수와 새 점수를 나란히 놓고 차이를 살피는 식이다.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 과정을 몇 번이고 되풀이하며 점수가 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이 비교가 의미를 갖는 것은 AI킬러의 점수 산정 방식 덕분이다. 같은 글을 넣으면 언제 검사해도 같은 점수가 나오도록 설계돼 있어, 재검사에서 점수가 떨어졌다면 그 변화는 이용자가 고친 부분의 효과로 읽을 수 있다.
우연히 점수가 흔들려 생긴 착시와 구분된다는 뜻이고, 수정의 성과를 믿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검사할 때마다 결과가 출렁이는 도구라면 수정 전후를 비교해도 무엇이 효과를 냈는지 알기 어렵다.
반면 결과가 고정돼 있으면 문장 하나를 고칠 때마다 점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추적할 수 있어, 수정 작업 자체가 일종의 실험처럼 진행된다. 점수를 크게 움직인 표현을 기억해 두면 다음 글에도 쓸 수 있다.
무료 검사에서 보여 주는 문서 지도와 함께 보면 수정 범위를 좁히기가 더 수월하다.
글의 도입부에 신호가 몰렸는지, 마무리 쪽에 쏠렸는지, 특정 단락에 집중됐는지를 먼저 훑어본 뒤 문장별 근거로 내려가는 식이다. 전체 구조를 보고 세부로 들어가는 순서를 따르면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곳을 효율적으로 손볼 수 있다.
■ 직접 고치는 사람을 위한 리포트
정밀분석은 글을 대신 고쳐 주는 기능이 아니다. 근거를 보여 주고 수정은 이용자가 직접 하도록 설계돼 있어, 문장을 자동으로 바꿔 주는 유료 기능 '자소서 다듬기'와 역할이 나뉜다.
한쪽은 진단과 비교를, 다른 한쪽은 표현 손질을 맡는 구성이어서 이용자는 자신의 작업 방식에 맞춰 둘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자기 문장을 스스로 고치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 방식이 오히려 잘 맞는다. 어떤 표현이 신호가 됐는지 이해한 채로 손보면 다음 글을 쓸 때도 같은 버릇을 피할 수 있고, 서류에 담긴 경험과 말투도 온전히 본인의 것으로 남는다.
왜 그렇게 고쳤는지 스스로 설명할 수 있어, 다른 문항을 쓸 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이다.
AI킬러는 검사 결과와 함께 소감형 마무리의 반복, 습관적인 연결어, 숫자나 이름 없는 일반 문장, 지나치게 고른 문장 길이 같은 대표 습관도 안내한다.
리포트의 문장별 근거를 이 습관 안내와 겹쳐 보면 수정 방향을 잡기가 한결 수월하다. 근거가 같은 버릇을 가리키는 문장들은 묶어서 한 번에 고칠 수 있어 시간이 절약된다.
근거를 보며 고치는 과정은 결과적으로 글을 처음부터 다시 읽게 만든다. 표시된 문장의 앞뒤 맥락을 확인하다 보면 점수와 무관하게 어색했던 표현이나 빠진 정보가 함께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회사가 검사기를 제출 전 점검 도구로 소개하는 이유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으며, 리포트는 그 점검을 구체적인 문장 단위로 끌어내린다.
정밀분석과 다듬기를 나눠 쓰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듬기는 자동으로 낮추지 못한 구간을 원문 그대로 남겨 두는데, 이런 구간은 정밀분석의 문장별 근거를 보며 직접 손보는 식으로 역할을 나눌 수 있다. 자동 처리와 직접 수정이 서로의 빈자리를 메우는 구조로, 두 기능을 앞뒤로 이어 쓰는 셈이다.
■ 확률 신호로 읽어야 하는 이유
회사는 정밀분석의 결과 역시 증거가 아니라 확률 신호로 받아들여 달라고 안내한다.
사람이 쓴 문장이 AI로 표시되는 오탐 가능성도 결과 화면에 함께 밝히고 있으며, 판단 근거는 그 신호가 어디서 왔는지 설명하는 자료에 가깝다. 근거를 읽는 목적은 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가 아니라 고칠 곳을 찾아내는 데 있다.
판정의 바탕은 AI킬러가 한국어 자기소개서와 격식체 글로 학습시킨 자체 모델이다.
영어 기준 모델을 옮겨 쓰지 않고 한국어의 어미와 문체를 기준으로 삼아, 격식을 갖춘 사람의 문장과 AI 특유의 정형구를 구분하는 데 무게를 뒀다고 회사는 설명한다. 리포트에 나타나는 문장별 근거 역시 이 기준 위에서 만들어진다.
특정 AI 제품에 맞춘 판정이 아니라는 점도 리포트를 읽을 때 참고할 만하다.
모델은 ChatGPT·Claude·Gemini 같은 개별 서비스가 아니라 AI 글쓰기 패턴 전반을 학습했고, 새 모델이 나오면 데이터를 보강해 주기적으로 갱신된다. 어떤 도구로 초안을 잡았는지와 상관없이 같은 기준의 근거를 받아 볼 수 있는 셈이다.
결국 리포트가 주는 것은 정답이 아니라 다시 읽을 이유다.
문장별 점수가 높게 나왔다고 해서 그 문장이 기계가 쓴 것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근거를 확인한 이용자가 그대로 둘지 고칠지를 스스로 결정하면 된다. 점수 하락을 보여 주는 화면도 그 결정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비춰 주는 거울에 가깝다.
입력한 원문은 결과를 만드는 데에만 쓰이고 저장되지 않는다.
AI킬러는 웹사이트(aikiller.app)에서 프로그램 설치 없이 이용할 수 있으며, 정밀분석은 무료 검사를 거친 뒤 근거까지 확인하고 싶은 이용자가 선택해 쓰는 방식이다. 검사 건수와 정확도는 실측값으로만 공개하고 검증 전 숫자는 내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회사의 운영 원칙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