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자씩 나눠 후보 만들고 네 관문 검증… AI킬러 유료 '자소서 다듬기'의 작동 구조

뜻·문체·숫자·점수 조건을 모두 넘긴 후보만 결과로 내놓고, 못 낮춘 구간은 원문 그대로 두며 이용권을 돌려준다

책과 메모가 놓인 책상. 다듬기는 표현만 손보고 경험과 수치는 그대로 둔다.

 

글을 약 450자 단위로 잘라 구간마다 고쳐 쓴 후보를 여러 벌 만든 다음, 네 가지 조건을 모두 통과한 것만 이용자에게 보여 준다.

 

한국어 AI 글 검사기 AI킬러가 유료로 운영하는 '자소서 다듬기'의 기본 구조다. 후보를 만드는 단계와 걸러 내는 단계를 분리해, 조건을 넘지 못한 문장은 결과에 섞이지 않도록 했다.

 

서울 마포구의 주식회사 에이디엑스스튜디오는 2일 AI킬러의 두 달 운영 성과를 알리면서 이 기능의 작동 방식을 함께 공개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다듬기는 AI로 쓴 자기소개서에서 기계가 쓴 티가 나는 표현만 골라 사람이 쓴 문장처럼 바꾸는 AI 휴머나이저다. 없는 내용을 새로 지어내는 기능과는 출발점부터 다르다.

 

지난 9월 정식으로 문을 연 AI킬러에는 그동안 검사 8만 8천여 건이 몰렸고 가입 회원은 4,400명을 넘어섰다.

 

무료 검사로 점수를 확인한 이용자가 다음 단계에서 찾는 기능이 표현 손질이라는 점에서, 다듬기는 검사 흐름의 뒤쪽을 맡는 셈이다. 검사는 무료로, 다듬기는 이용권을 쓰는 유료 기능으로 나뉜다.

 

■ 왜 450자 구간으로 나누나

 

다듬기는 글 전체를 한꺼번에 다시 쓰지 않는다.

 

먼저 원고를 대략 450자 안팎의 구간으로 나누고, 구간마다 서로 다른 고쳐 쓰기 후보를 여러 개 생성하는 방식으로 일을 쪼갠다. 문항이 여럿인 긴 자기소개서라도 여러 개의 작은 단위로 나뉘어 각각 따로 처리되고, 따로 네 단계 검증을 받는 구조다.

 

이렇게 나누면 구간별로 결과를 따로 판정할 수 있다는 이점이 생긴다.

 

어느 단락은 잘 다듬어졌는데 다른 단락은 그렇지 못한 경우에도 전체를 버리지 않고, 기준을 넘긴 구간만 골라 받아들이는 운용이 가능해진다. 한 곳의 실패가 글 전체의 결과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처리 단위를 일부러 잘게 나눈 설계다.

 

후보를 한 개가 아니라 여러 개 만드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하나의 고쳐 쓰기 결과가 조건에 미달하더라도 다른 후보가 기준을 넘길 수 있으므로, 구간마다 선택지를 넉넉히 두고 그중 시험을 통과한 것을 고르는 구조를 택했다. 후보가 많을수록 네 가지 조건을 한꺼번에 만족하는 문장을 찾아낼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구간마다 여러 후보를 견주어 보는 과정은 이용자가 직접 거칠 필요가 없다.

 

화면에 나타나는 것은 검증을 끝낸 결과뿐이어서, 여러 후보를 하나씩 읽어 보며 고르는 수고 없이 통과한 문장만 받아 보게 된다. 어떤 후보가 나은지 판단하는 부담을 이용자에게서 덜어 내 시스템 쪽 검증 단계로 옮겨 놓은 셈이다.

 

처리 단위가 작다 보니 원래 글의 단락 배치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회사는 한 번에 최대 1만 자까지 단락 구조를 유지한 채 다듬는다고 밝혔으며, 대상은 '~습니다'나 '~다'로 끝나는 격식체 글로 한정했다. 여러 단락으로 이뤄진 글을 넣어도 단락의 순서와 나뉨이 처음 모습 그대로 보존된다는 뜻으로, 결과를 원문과 나란히 놓고 비교하기도 쉽다.

 

■ 후보가 거치는 네 가지 관문

 

생성된 후보는 곧바로 결과가 되지 않는다. 첫 번째 관문은 원문의 뜻을 그대로 지켰는지 여부로, 표현을 바꾸는 과정에서 지원자가 하려던 말이 달라졌다면 그 후보는 탈락한다.

 

문장이 아무리 매끄러워졌더라도 의미가 조금이라도 어긋났다면 결과로 쓸 수 없다는 것이 검증 절차에서 가장 앞에 놓인 기준이다.

 

두 번째로는 문체가 섞이지 않았는지를 본다. 격식체로 쓴 글 사이에 구어체 문장이 끼어들면 읽는 쪽에서 어색함을 느끼기 때문에, 원래 글의 말투와 어긋난 후보는 걸러 낸다.

 

제출 서류에서 말투가 오락가락하면 내용과 별개로 글의 완성도가 떨어져 보인다는 점을 고려한 조건으로, 원래 글이 가진 말씨의 일관성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세 번째 관문은 숫자와 고유명사다. 활동 기간, 참여 인원, 성과 수치, 기관이나 프로젝트 이름 같은 정보가 단 하나라도 바뀌었다면 통과시키지 않는다.

 

경험과 사실관계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원칙이 이 단계에서 구체적인 검증 항목으로 적용되는 셈이며, 지원자가 적은 이력은 숫자 하나까지 원래대로 남는다.

 

마지막 관문은 다듬은 문장의 점수다. 앞의 세 조건을 지킨 후보라도 AI킬러 검사에 다시 넣었을 때 30점 미만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결과에서 제외된다.

 

30점 아래는 이 검사기에서 사람이 쓴 글에 가까운 구간으로 읽히는 범위로, 뜻과 말투, 사실을 먼저 확인한 뒤 점수 기준을 검증 절차의 맨 끝에 둔 것이다.

 

네 가지 조건 가운데 하나만 빠져도 그 후보는 화면에 나오지 않는다.

 

뜻과 말투, 사실 정보, 점수를 동시에 만족해야 결과가 되는 구조여서, 이용자가 받아 보는 문장은 모두 이 검증을 거친 것들이다. 회사가 통과한 후보만 보여 준다는 점을 기능 설명에서 거듭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 결과를 믿고 읽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 낮추지 못한 구간과 이미 낮은 글은 어떻게 되나

 

모든 구간이 기준을 넘기는 것은 아니다.

 

여러 후보 가운데 어느 것도 네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구간은 억지로 바꾸지 않고 원래 문장을 그대로 남겨 두며, 그 구간 몫만큼의 이용권은 이용자에게 되돌려 준다. 처리하지 못한 부분의 비용까지 이용자에게 떠넘기지 않겠다는 방식이며, 결과의 질을 억지로 채우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조건을 못 채운 문장을 내보내는 대신 원문을 유지하는 방식은 결과물의 안정성과 관련이 있다.

 

뜻이 어긋나거나 숫자가 바뀐 문장이 섞이면 이용자가 그 문장을 일일이 찾아내야 하는 부담이 생기기 때문이다. 원문이 남은 구간은 무료 검사의 하이라이트나 '정밀분석'의 문장별 근거를 참고해 이용자가 직접 손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이용권은 실제로 바뀐 구간에 대해서만 쓰이게 된다.

 

일부 구간이 원문 그대로 돌아오더라도 그 몫은 돌려받기 때문에,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을 때의 부담이 줄어든다. 처리 결과와 비용이 450자 구간 단위로 맞물리도록 짜인 구조이며, 글을 구간으로 나눈 설계가 여기서도 쓰임새를 찾는다.

 

원고가 처음부터 30점 미만으로 나온 경우는 아예 손을 대지 않는다.

 

이미 사람 글에 가까운 쪽으로 판정된 글이라면 다듬을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이며, 이때는 이용권도 빠져나가지 않는다. 필요 없는 처리를 하지 않도록 입구에서 한 번 걸러 내는 장치로, 이용자가 필요 없는 곳에 이용권을 쓰는 일을 막는다.

 

글을 넣는 순간 필요한 이용권 회수를 미리 알려 주는 것도 같은 취지다.

 

이용자는 처리에 들어가기 전 얼마가 쓰일지 확인한 뒤 진행 여부를 정할 수 있고, 산 이용권은 구매일로부터 12개월 동안 쓸 수 있다. 공채 일정이 몰리는 시기에 맞춰 여러 차례 나눠 쓰거나, 문항별로 따로 맡기는 것도 가능한 구조다.

 

■ 결과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

 

다듬은 글을 AI킬러 검사기에 다시 넣으면 결과 화면에 표시된 점수와 같은 값이 나온다. 같은 글에는 언제나 같은 점수를 매기도록 설계된 덕분에, 화면 속 점수가 다시 검사해도 그대로 재현된다.

 

이용자로서는 결과 화면의 숫자가 맞는지 확인하려고 같은 글을 여러 번 넣어 볼 필요가 없고, 직접 고친 뒤의 점수 변화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다.

 

원래 문장과 차이가 크게 벌어진 문장은 결과 화면에서 따로 표시된다. 회사는 사용자가 이 문장부터 읽어 보면서 본인이 하려던 말이 그대로 살아 있는지 확인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자동 검증을 통과한 문장이라도 마지막 확인만큼은 글쓴이 자신의 눈으로 하라는 의미로 읽히며, 어디부터 읽어야 할지 길잡이를 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결과가 가장 고르게 나오는 글은 공채·인턴 자기소개서, 대학원·편입·수시 서류, 학업계획서, 과제나 리포트의 서술 부분처럼 단락을 갖춘 격식체 문장이다.

 

이와 달리 '~요'로 끝나는 구어체 글은 이 기능의 대상에 들지 않는다. 회사가 처음부터 격식체 서술문을 기준으로 뜻과 말투를 검증하도록 기능을 설계했기 때문이다.

 

회사가 권하는 마무리는 결국 직접 읽기다.

 

표시된 문장을 중심으로 원래 경험과 어긋난 부분이 없는지 살피고, 어색하게 느껴지는 단어는 본인 말투로 바꿔 넣는 과정이 마지막 단계로 남는다. 자동 처리가 뜻과 숫자를 지키도록 짜여 있더라도, 그 경험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결국 지원자 자신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 기능을 글을 대신 써 주는 도구가 아니라 표현을 손보는 도구로 규정했다.

 

무료 검사로 점수를 확인한 뒤 필요한 사람만 쓰는 선택 기능이며, AI킬러 웹사이트(aikiller.app)에서 설치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검사 결과는 증거가 아닌 확률 신호이며, 사람이 쓴 글도 AI로 표시될 수 있다는 점이 결과 화면에 함께 안내된다.

 

 

 

 

 

작성 2026.11.03 04:03 수정 2026.11.03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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