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게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건, 다시 깨끗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일이죠” 서울 강남구 청소전문업체 ‘집다운집’ 윤근호 대표가 말하는 청소의 의미와 삶의 방향

강남구 취약계층 청소 지원사업과 경찰서 에어컨청소 등 공공영역으로 활동 확대

 

▲ 서울 강남구 청소전문업체 ‘집다운집’ 윤근호 대표

 

어떤 직업은 그 일을 시작하기 전과 후의 사람이 조금 달라지게 만든다.

 

청소가 그럴지도 모른다.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공간을 정리하고 닦아내는 일은 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누군가의 삶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곳 역시 집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떠난 자리에 남겨진 흔적, 오랫동안 버리지 못한 물건들, 새로운 시작을 앞둔 빈 공간까지. 청소하는 사람은 때때로 타인의 삶에서 가장 깊숙한 곳을 마주한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종합청소 전문업체 ‘집다운집’을 운영하는 윤근호 대표도 그런 시간을 지나왔다. 그는 처음부터 청소를 하려고 했던 사람이 아니다. 학창 시절에는 음악을 꿈꿨고, 음악을 내려놓은 뒤에는 서비스직에서 일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특수청소라는 낯선 세계를 알게 됐고, 직접 현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배운 것은 단순히 청소 기술만이 아니었다.

 

▲ 사진 = 서울 강남구 청소전문업체 ‘집다운집’ 작업 모습

 

“처음에는 청소가 아니라, 사람의 삶을 마주하는 일인 줄 몰랐습니다.”

 

 

윤근호 대표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청소’라는 단어가 조금씩 다르게 들린다.

 

그에게 청소는 단순히 더러운 것을 없애는 일이 아니다. 누군가가 다시 그 공간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바닥을 닦고, 흔적을 지우고, 때로는 삶의 무게까지 조심스럽게 정리하는 일에 가깝다.

 

윤 대표가 처음부터 이 일을 꿈꿨던 것은 아니다. 학창 시절에는 음악을 하고 싶어 음악 활동을 했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음악을 접게 되었고, 그는 새로운 진로로 특수청소라는 분야에 입문하여 일하게 되었다.

 

평소 접해보지 못했던 일이었지만 오히려 낯선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고, 직접 현장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전문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찾아 나섰다.

 

“특수청소라는 분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저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에게 직접 연락했습니다. 일을 배우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일당을 정말 적게 받으면서 따라다니며 현장을 배웠어요.”

 

그렇게 그는 청소 현장의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일을 배웠다.

 

하지만 막상 사업을 시작하고 보니 특수청소만으로 사업을 이어가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 특수청소는 일반적인 청소에 비해 수요 자체가 제한적이고, 무엇보다 폐쇄적인 영역이었다.

 

그는 고민 끝에 입주청소와 거주청소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 사진 = 집다운집

 

“특수청소에서 배운 것은 결국 사람을 대하는 법이었습니다.”

 

 

현재 집다운집은 입주청소와 거주청소를 비롯해 특수청소와 에어컨청소까지 폭넓은 영역을 다룬다.

 

입주청소 안에서도 이사청소와 퇴실청소, 이른바 ‘사이청소’ 등 상황에 따라 업무가 세분화된다. 특히 사이청소는 기존 거주자가 나간 뒤 다음 입주자가 들어오기 전 짧은 시간 안에 작업을 끝내야 하기 때문에 일정 조율과 현장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퇴실 시간이 언제인지, 다음 입주가 몇 시인지 정확하게 맞춰야 합니다. 이삿짐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작업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에 시간 관리가 굉장히 중요해요. 필요한 경우 인원도 많이 투입해야 하고요.”

 

일반적인 입주청소와 달리 특수청소는 전혀 다른 마음가짐을 요구한다.

 

집다운집이 다루는 특수청소에는 고독사 청소와 쓰레기집 청소 등이 있다. 고독사 현장의 경우 유족이 의뢰하기도 하고,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에서는 새로운 임차인을 받아야 하는 임대인이 의뢰하는 경우도 있다.

 

쓰레기집 역시 단순히 ‘더러운 집’이라고만 말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윤 대표는 현장에서 사람을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제가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어떤 분의 상태를 함부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지극히 평범한 분인데 집에 들어가면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물건과 쓰레기가 쌓여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장강박이나 우울증 등 여러 개인적인 사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고, 혼자 생활하면서 물건에 애착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다. 젊은 층에서는 단순히 귀찮아서 쓰레기를 제때 버리지 못한 것이 쌓여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특수청소 현장에서는 청소 기술만큼이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 사진 = 집다운집

 

“처음 본 그 공간의 냄새는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윤 대표에게 가장 강렬하게 남은 기억은 아이러니하게도 사업을 시작하기 전이었다.

 

다른 업체에서 특수청소를 배우던 시절, 처음으로 쓰레기가 쌓인 집을 방문했다. 단순히 쓰레기만 있는 공간이 아니었다. 배설물과 썩은 음식물, 벌레까지 뒤섞여 있었다.

 

“그때가 제일 충격적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공간을 상상하기조차 쉽지 않으니까요.”

 

작업을 마친 뒤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돌아왔다. 지하철을 탔지만 주변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

 

“냄새가 많이 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제 주변에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에게는 힘든 기억이지만, 동시에 지금의 자신을 만든 시간이기도 하다.

 

극한의 환경을 경험했기에 일반적인 청소 현장에서 고객이 느끼는 작은 불편과 기대 역시 더 세심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반대로 청소를 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던 순간도 있다.

 

북한산 인근 아파트에 입주한 신혼부부의 집이었다. 약 20평 규모의 공간에 세 명이 투입돼 작업을 진행했는데, 고객은 작업 중간중간 간식을 챙겨줬다. 한 시간에 한 번씩 간식을 가져다줄 정도였다.

 

작업이 길어져 점심시간을 놓쳤지만 간식을 계속 먹은 덕분에 배가 고프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고객은 다시 식사를 사왔다.

 

“저희가 너무 고생하는 것 같다고 점심까지 사주셨어요. 사주신 건데 안 먹을 수가 없잖아요. 결국 같이 짜장면을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청소를 마친 공간보다 오히려 그날의 짜장면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는 듯 윤 대표가 웃으며 이야기를 꺼냈다.

 

▲ 사진 = 집다운집

 

“젊은 사람들이 하는 청소, 그리고 말이 통하는 청소.”

 

 

집다운집의 또 다른 특징은 사람이다.

 

현재 고정적으로 함께하는 인원은 2명 정도이며, 필요할 때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윤 대표는 특히 젊은 한국인 중심의 인력 구성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강점으로 꼽는다.

 

청소업계에서는 외국인 인력을 활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집다운집은 한국인 인력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하고 있다.

 

고객과 현장 담당자 사이의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제가 언어 능력이 뛰어난 편도 아니고요. 아무래도 한국인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게 편합니다. 고객 입장에서도 팀장이나 대표와 현장에서 직접 이야기해야 할 일이 생길 수 있는데, 서로 편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에 대한 오래된 편견도 조금씩 바꾸고 싶다고 했다.

 

청소는 흔히 나이 든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그는 젊은 인력과 장비를 활용해 전문적인 서비스로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 약품의 특성을 공부하고 현장에 맞는 장비를 선택하며, 가능한 한 친환경 약품을 사용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집다운집은 공식적으로도 입주청소와 이사청소는 물론 쓰레기집, 고독사, 철거청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친환경 세제와 전문 장비를 활용한 작업을 강조하고 있다.

 

▲ 사진 = 집다운집

 

“청소업계가 오래 가려면, 가격보다 가치에 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윤 대표가 바라보는 청소업계의 현실은 그리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청소업은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다. 그만큼 새로운 업체가 계속 생겨나고 있고,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수요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데 공급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신생업체들이 단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경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소비자에게 좋은 일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낮아진 가격은 결국 업체의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충분한 인력을 투입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이는 다시 서비스 품질의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청소업계에서 이른바 ‘오더방’을 통해 일을 재하청하는 구조가 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오더를 받은 업체가 직접 일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구조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처음 고객이 지불한 금액과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받는 금액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고, 결국 서비스 품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가격 경쟁이 지나치게 심해지면 오래된 업체도 버티기 어렵고, 새롭게 시장에 들어온 업체 역시 오래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대표가 바라는 것은 단순한 시장 확대가 아니다.

 

청소가 하나의 전문 서비스 산업으로 인정받고, 업체 역시 자신들의 노동과 기술에 걸맞은 가치를 인정받는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 사진 = 집다운집

 

“청소는 얼마나 깨끗한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가 중요합니다.”

 

 

윤근호 대표가 청소에 대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장이다.

 

아무리 완벽하게 청소해도 다시 지저분하게 생활한다면 일주일, 길어야 몇 주 안에 공간은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그래서 청소업체의 역할은 단순히 한 번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고 그는 말한다.

 

“어떤 업체가 와서 깨끗하게 청소해줬든 그 상태를 유지하려면 고객도 어느 정도 관리해줘야 합니다. 청소를 깨끗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상태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를 ‘끝’이 아니라 ‘다시 살아가는 과정의 시작’으로 바라보는 셈이다.

 

집다운집이라는 이름에도 어쩌면 그런 의미가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청소가 끝난 공간은 단순히 깨끗한 공간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집이고, 누군가에게는 다시 시작하는 생활의 터전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랫동안 미뤄뒀던 삶을 정리하는 첫걸음일 수 있다.

 

▲ 사진 = 집다운집

 

“꿈의 모양은 달라졌지만, 멈추지는 않는다”

 

 

뜻밖에도 윤 대표에게 어린 시절부터 품어온 가장 솔직한 꿈을 물었을 때 나온 답은 거창한 말이 아니었다.

 

“어렸을 때부터 통장에 100억 원이 있는 게 꿈이었습니다.”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그 안에는 그의 삶을 움직여온 욕심과 추진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음악을 내려놓았고, 서비스직을 거쳤으며, 특수청소 현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지금은 종합청소업체를 운영하며 새로운 영역을 바라보고 있다.

 

최근에는 강남구 취약계층 대상 청소 지원사업을 맡았고, 포천 지역 경찰서와 계약해 약 50대의 에어컨청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경험은 윤 대표에게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바로 국가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다.

 

“국가사업은 아무래도 대량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대금 지급이나 사업 구조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더라고요. 앞으로는 국가에서 진행하는 사업에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보고 싶습니다.”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시작한 작은 청소업체가 공공사업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시선을 넓히고 있는 이유다.

   

▲ 사진 = 집다운집

 

“청소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래 살아남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윤 대표의 이야기를 다시 처음부터 떠올려봤다.

 

음악을 꿈꾸던 소년은 결국 음악을 직업으로 삼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포기한 것은 꿈 자체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다른 길을 찾아 나섰고, 남들이 쉽게 선택하지 않는 특수청소 현장으로 들어갔다. 적은 일당을 받으며 하나씩 일을 배웠고, 현장의 현실을 직접 경험하면서 자신의 사업을 만들어갔다.

 

어쩌면 그의 진짜 강점은 청소 기술만이 아닐 것이다.

 

사람들이 외면하고 싶은 공간을 마주하고, 쉽게 판단하지 않으면서 그 공간을 다시 누군가의 삶이 머물 수 있는 곳으로 바꾸는 것.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평범한 일상의 청소까지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가는 것.

 

청소라는 단어 뒤에 그렇게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것을 윤근호 대표는 자신의 삶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집다운집이 앞으로 어디까지 성장할지는 아직 정해져 있지 않다. 다만 특수청소에서 시작해 일반청소, 에어컨청소, 공공사업으로 한 걸음씩 영역을 넓혀온 지금까지의 과정은 한 가지를 분명하게 말해준다.

 

좋은 공간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 곳까지 들여다보고, 누군가는 남들이 쉽게 손대지 못하는 곳까지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그 일을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때, 비로소 공간은 다시 사람을 품을 수 있게 된다.

 

윤근호 대표가 꿈꾸는 ‘100억 원이 있는 통장’ 역시 어쩌면 그 긴 여정 끝에 놓인 하나의 숫자일 뿐이다. 그가 지금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돈의 크기보다, 자신이 선택한 일을 통해 한 단계씩 자신의 이름과 가치를 쌓아가는 과정에 더 가까워 보인다.

 

집다운집의 청소 서비스와 다양한 작업 사례, 상담 및 이용에 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https://www.cleanjib.com/)와 블로그(https://blog.naver.com/hlike-h)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작성 2026.10.03 22:19 수정 2026.10.03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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