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심리상담센터 ‘더공감대전심리상담센터’ 박송란 센터장 “상담은 결국 삶으로 돌아가는 과정입니다”

불안·우울부터 트라우마·애착·부부 및 가족관계까지 삶의 맥락을 함께 살펴

 

▲ 대전 서구 심리상담센터 ‘더공감대전심리상담센터’ (대표 : 박송란 센터장)

 

마음이 지치는 순간이 있다. 누구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고, 가까운 사람에게 털어놓아도 어쩐지 해결되지 않는 마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일상을 살아가지만 어느 순간 불안과 우울, 관계의 갈등, 몸의 이상 신호가 삶을 흔들어놓기도 한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섣부른 조언보다 ‘내 이야기를 안전하게 들어줄 사람’인지 모른다.

 

대전 서구 탄방역 인근에 자리한 ‘더공감대전심리상담센터’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이름 그대로 ‘공감’을 중요한 가치로 두되, 단순히 마음을 위로하는 데서 상담을 끝내지 않는다.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과 삶을 이해하고, 결국 일상에서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곳의 상담 방향이다.

 

취재를 위해 센터를 찾았던 날, 박송란 센터장은 환한 미소로 기자를 맞아주었다. 긴장한 기자에게 따뜻한 차 한 잔을 권하는 모습에서도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려는 성향이 느껴졌다.

 

상담센터에 대한 막연한 긴장감과 달리 공간에는 차분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런 곳이라면 언제든 마음 편하게 방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다.

 

▲ 사진 = 더공감대전심리상담센터

 

“공감에서 멈추지 않고, 변화까지 함께 가는 곳”

 

박송란 센터장이 생각하는 상담은 단순한 대화와는 다르다. 그는 “상담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그저 들어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왜 그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함께 이해하고 변화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더공감에서는 첫 상담에서 내담자가 어떤 이유로 찾아왔는지, 무엇이 달라졌으면 하는지를 충분히 듣는다.

 

이후 필요에 따라 심리검사와 사례개념화를 진행하고, 개인의 상황에 맞는 상담 이론과 기법을 선택한다. 인지행동치료(CBT), 수용전념치료(ACT), 신체감각 기반 접근 등을 활용해 불안과 정서조절의 어려움을 살피며, 원가족과 애착, 부부 및 가족관계 등 삶을 둘러싼 맥락도 함께 들여다본다.

 

“내담자가 ‘내가 이해받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그런데 공감만 하고 끝나는 상담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상담실에서 이해한 것이 실제 삶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가 말하는 ‘더공감’이라는 이름에는 그래서 의미가 있다. 공감 그 이상. 마음을 알아주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마음이 다시 삶을 움직일 수 있도록 돕겠다는 약속이다.

 

▲ 사진 = 더공감대전심리상담센터

 

“제가 살아온 경험을 너무 앞세우면 결국 조언이나 충고가 될 수 있어요. 과거에는 옳다고 생각했던 것이 지금도 반드시 옳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제 경험을 많이 이야기하기보다 내담자의 마음을 묻고 감정을 따라가려고 합니다.”

 

그가 바라보는 것은 내담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강점과 자원이다. 상담자가 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내담자가 스스로 자신의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믿음이다.

 

전문성을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도 현재진행형이다. 신체감각 치료 관련 교육과 리딩, 집단상담 등에 꾸준히 참여하며 상담자로서 배우고 점검하는 과정을 이어가고 있다.

 

 

 

▲ 사진 = 더공감대전심리상담센터

 

“몸은 때때로 마음보다 먼저 신호를 보내죠”

 

더공감이 다른 상담과 구별되는 지점 가운데 하나는 신체감각을 활용한 접근이다.

 

박 센터장이 기억하는 한 내담자는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이물감 때문에 물도 제대로 마시지 못하고 음식도 삼키기 어려워했다. 몸이 약해지면서 통증이 생겼고 우울감도 깊어져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첫 회기에는 충분한 경청과 가족관계 탐색을 진행했다. 이후 신체감각에 주의를 기울이며 목에서 느껴지는 감각과 그때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안전하게 바라보도록 했다.

 

그리고 다음 회기, 내담자는 물을 마실 수 있게 됐고 밥도 먹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소화도 한결 편해졌고 “살맛이 난다. 생동감이 느껴진다”고 이야기했다.

 

박 센터장에게는 잊기 어려운 순간이었다. 상담실에서 나눈 이야기가 몸과 마음의 회복, 실제 생활의 변화로 이어지는 장면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 사진 = 더공감대전심리상담센터

 

“퇴사는 언제든 할 수 있으니, 8회기 동안 본인을 먼저 돌봐보라고 했어요”

 

또 다른 기억은 직장에서의 높은 불안 때문에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려 했던 내담자다.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 같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조차 어려워져 ‘차라리 공장에라도 가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박 센터장은 성급한 결정을 잠시 미루도록 했다. 퇴사는 언제든 할 수 있으니 우선 8회기의 상담을 마친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었다.

 

초반에는 안정화와 자원화 훈련, 신체감각 기반 상담을 진행했고 이후 건강한 자기주장과 역할 연습, 대화법 등을 함께 연습했다.

 

변화는 나타나기 시작했다. 밖에 나가는 것조차 어려워 침대에만 있던 내담자가 산책과 운동을 시작했고, 업무에서도 자신감을 회복했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도 한결 자연스러워졌다.

 

8회기의 상담이 끝났을 때 그는 다시 자신의 직장과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런 사례를 만나면 상담자로서 정말 뿌듯해요. 단순히 들어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담에서 배운 것을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사진 = 더공감대전심리상담센터

 

“상담은 약함의 증거가 아니라, 나를 돌보겠다는 용기예요”

 

박 센터장은 상담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도 조금씩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남성들이 상담을 어려워하는 현실을 이야기하면서, 상담을 받는다는 것이 ‘내가 약하다’거나 ‘내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부부갈등이 심각해지거나 이혼을 앞둔 시점에서야 상담실을 찾기보다 갈등이 커지기 전에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상담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상담과 심리검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서로의 기질과 차이를 이해하려는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국가와 지자체 차원의 심리상담 지원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 사진 = 더공감대전심리상담센터

 

“비용의 문턱은 낮추되, 상담의 깊이까지 낮추지는 않겠습니다”

 

더공감은 정신건강 심리상담 바우처 1·2급 상담을 운영하며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상담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도 전문상담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바우처 상담 역시 일반 상담과 마찬가지로 전문성과 깊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바우처라고 해서 상담의 질이 낮아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필요한 분들이 비용 때문에 상담을 포기하지 않도록 문턱은 낮추되, 상담의 깊이와 전문성은 그대로 지켜야죠.”

 

그가 현장에서 만나는 내담자들은 우울과 불안, 번아웃, 공황, 트라우마 등 삶의 기능을 흔들 정도의 어려움을 가진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기에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꾸준히 유지되고 확대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크다.

 

▲ 사진 = 더공감대전심리상담센터

 

“상담자와 내담자가 함께 걸어야 변화가 시작됩니다”

 

박 센터장이 상담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하나의 원칙은 상담자와 내담자의 ‘동행’이다.

 

상담자가 아무리 좋은 방법을 제시해도 내담자가 자신의 삶에서 그것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변화는 제한적이다. 반대로 상담에서 배운 것을 일상에 적용하기 시작하면 짧은 회기 안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상담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만드는 것이 ‘안전한 관계’다.

 

내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는 사람이라는 믿음, 이곳에서는 판단받지 않는다는 감각이 있어야 비로소 마음 깊은 곳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른 상담기관에서 상담을 받다가 더공감으로 옮겨오는 내담자들도 있다. “상담이 다 똑같은 줄 알았는데 정말 다르네요”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박 센터장은 상담의 방식과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전한다.

 

▲ 사진 = 더공감대전심리상담센터

 

“대전 시민 모두를 바꿀 수는 없어도, 찾아오는 한 사람은 돕고 싶어요”

 

앞으로 더공감이 그리고 있는 그림은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상담센터다.

 

바우처 상담의 질을 높이고 초기 평가와 목표 설정, 안정화와 변화 점검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상담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CBT, ACT, 신체감각 기반 접근, 안정화·자원화 훈련 등을 내담자의 상태에 맞게 통합적으로 활용하고, 개인의 문제를 관계와 가족의 맥락까지 연결해 살피는 상담을 더욱 확장할 예정이다.

 

지역 상담자들을 위한 교육과 수퍼비전 역시 그의 관심사다.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후배 상담자들과 나누면서 대전 지역 상담의 전문성과 안전성을 함께 높이고 싶다는 바람이다.

 

하지만 박송란 센터장의 가장 오래된 꿈은 조금 더 따뜻한 곳에 닿아 있다.

 

언젠가 나이가 들어 유료 상담을 계속하기 어려운 때가 오더라도 자신의 재능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이유로 상담을 받기 어려운 소외계층을 위해 무료 상담이나 재능기부를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 사진 = 더공감대전심리상담센터

 

“마음이 힘들다면,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인터뷰의 마지막에 박송란 센터장은 독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꺼냈다.

 

마음이 힘들 때 상담을 받는 것은 약해서가 아니라 그동안 애써온 자신을 조금 더 따뜻하게 돌보기 위한 용기 있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상담은 모든 어려움을 한 번에 없애는 과정도, 누군가가 내 삶의 정답을 대신 알려주는 과정도 아니다. 내 마음과 몸이 보내는 신호를 천천히 알아차리고, 자신에게 조금 더 안전하고 다정하게 반응하는 힘을 길러가는 시간에 가깝다.

 

처음에는 ‘정말 내가 달라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자연스럽다. 그렇기에 완벽하게 준비한 뒤 상담실 문을 열 필요는 없다고 그는 말한다.

 

“내담자분의 속도와 삶의 맥락을 존중하면서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해요. 상담에서 배운 작은 것 하나라도 일상에서 시도하다 보면 변화가 조금씩 삶 안에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센터를 나서면서 처음 마주했던 박 센터장의 환한 미소가 오래 기억에 남았다.

 

심리상담은 가장 솔직한 자신을 마주하는 일이기에, 그 첫걸음에는 무엇보다 ‘안전하다’는 느낌이 필요할 것이다.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네며 기자의 마음부터 편안하게 해주었던 그의 모습에서, 더공감이 말하는 상담의 시작점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누군가의 마음을 단숨에 바꾸는 것은 불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한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하고, 어제와는 다른 선택을 한 번 해볼 수 있도록 곁을 지켜주는 일은 가능하다. 결국 좋은 상담이란 거창한 해답을 건네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갈 힘을 함께 찾아주는 일이 아닐까.

 

마음이 힘든 순간, 누군가의 따뜻한 공감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작은 용기가 되기를. 그리고 그 용기가 한 사람의 일상과 가족, 관계의 변화로 이어지기를.

 

더공감대전심리상담센터의 상담 프로그램과 이용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와 블로그·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공식 채널(더공감심리상담센터.com, https://blog.naver.com/darak007) 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작성 2026.10.03 22:16 수정 2026.10.0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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